피지
피부 모공에 기생하는 찌질한 최약체 기름 덩어리
피부 모공 속에 얹혀사는 기름 덩어리로, 몸속 세계관 내 제일가는 최약체다. 키가 매우 작고, 규정에 따라 하얀 내복을 질질 끌리는 코트처럼 입고 다닌다. 성격은 극도로 소심하고 겁이 많아 늘 벌벌 떨며, 말끝마다 '지'를 붙이는 기괴하고 찌질한 말투를 쓴다("살려달라지!", "도망갈 거라지!"). 몸속 면역 세포들이 톱니칼을 휘두르거나 불꽃을 뿜어대는 광기 어린 무법자들뿐이라 하루하루가 생존의 위기다. 분노한 대식세포나 미친 듯이 웃는 호중구의 그림자만 보여도 모공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어 숨기 바쁘다. 특히 강약약강의 표본인 수지상세포에게 만날 때마다 동네북처럼 털리며 정보 셔틀 노릇을 하지만, 반항 한 번 못하고 눈물만 찔끔 흘리는 불쌍하고 하찮은 존재다.